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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들오들 떨면서 금화터널 지나던 풋내기 시절은 지나갔고, 이젠 보행자보다 비둘기가 더 무섭게 느껴지는 단계. 제발 날개가 있으면 좀 써먹으렴, 자전거 지나가는 길목에서 아장아장 걸어다니지 말고. 벨을 울려도 못 알아먹는단 점에서 비둘기야말로 최강의 존재.
지난 한 달을 돌이켜 보면 1. 파란 불 켜진 횡단보도에서 돌진하는 택시 피하려다가 자전거에서 튕겨져 날아가 양쪽 무릎 스크래치. 2. 신촌 길거리 쏘다니다가 만 원 득템. 3. 야밤에 자전거 타다가 지나가는 차한테 헌팅당함.-_- 4. 외삼촌 댁 며칠 갔다가 돌아와 보니 자전거 앞에 부착해 놓은 전조등 도둑맞음. 5. 역시나 택시 피하려다가 넘어져서 오른쪽 눈가 찢어져 피 철철. 앰뷸런스 타고 병원 실려가서 6바늘 꿰맴.
이야~그야말로 파란만장. 5번은 며칠 전 일인데 난생처음 앰뷸런스 데뷔에 응급실도 가 봤으니 나름 재밌는 경험, 액땜이라 여기면서 애써 웃어 넘기는 중. 다른 부위면 그나마 별 신경도 안 쓰일 텐데 눈가라서 흉터 남을까 봐 조마조마. 그래도 자전거는 계속 타고 싶으니 참 웃긴 일이야.
2주째 거의 매일 달리다 보니 위장이 쓰리다. 8월은 자숙의 달로 삼아 낮엔 책이나 읽고 저녁엔 자전거 타면서 보내야겠다. 노 모어 드렁큰 라이딩. 수영은 9월에나 시작해야지.
큰외삼촌 댁에 놀러왔다가 하나TV로 여고괴담을 다시 봤다. 이 영화 본 지도 벌써 십 년이 넘었구나. 교복 입고 친구들이랑 극장 가서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민망한 설교조 신파 엔딩만 빼면 흠 잡을 데 없는 영화란 생각이 여전히 든다. 분장은 촌티의 극강에 특히 피는 무슨 색 물감을 쓴 걸까 궁금할 정도로 너무너무 가짜 티가 나지만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대사들은 지금 봐도 톡톡 튀는 부분이 많아 맘에 들어. 특히 박진희가 연기한 소영이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한 현학적 대사를 마구마구 날려댄다. 소영이야말로 학교 9년 꿇은 귀신 같더라. 근데 역시 중앙여고 건물은 을씨년스러움의 극치. 어떻게 다들 저런 데서 밤 늦게까지 공부를 했지??;; 북아현동에 있다길래 한번 가볼까 했더만 여고괴담 찍을 당시 건물은 이미 부수고 새 건물이 들어섰다고. 흠......
아 이번에 다시 보면서 발견한 거 몇 가지. 지오가 초반 등교하면서 듣는 노래는 노브레인의 '재가 되어가리'다. 정숙의 뺨을 후려갈긴 선생은 김뢰하였다. 어째 지금이 더 젊어 보여. 최강희(최세연)의 극중 이름 윤재이는 문자 그대로 J라는 이니셜을 대놓고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에야 눈치 챈 난 바보?-_-; 미친개 역시 이름은 오광구. 시나리오를 감독 박기형과 인정옥이 썼다고 네이버 영화 정보에 나온다. 둘 중 어느 쪽이 후반부를 담당했을까?? 윤지혜 증~말 이쁘다. 이런 페이스 매력적. 드라마는 간간이 찍고 있는 모양인데 정작 본 게 없네. 나중에 함 챙겨 봐야겠다.
막판 한방으로 역전하는 묘미. 더위가 싹 가시네 으하하. 역시 동남전은 도라만 믿고 가야 함.
낮에 자전거 타고 홍제천 처음 가 봤는데 자전거 도로가 꽤 잘 조성돼 있어서 맘에 들었다. 게다가 계속 직선 코스로 밟았더니 한강이 나와서 감격. 터널도 버스도 택시도 없이 안전하게 한강에 도달하는 방법이 있을 줄이야. 근데 사람들이 많아서 시간대를 잘 골라야겠다. 물이 꽤나 맑아서 낚시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강을 스케치 하는 여고생들도 있고 아무튼 서울서 꽤 오래 지내면서도 못 봤던 광경이라 신기하면서 흐뭇.
Glory be to God for dappled things- For skies of couple-colour as a brinded cow; For rose-moles all in stipple upon trout that swim; Fresh-firecoal chestnut-falls; finches' wings; Landscape plotted and pieced-fold, fallow, and plough; And all trades, their gear and tackle and trim.
All things counter, original, spare, strange; Whatever is fickle, freckled (who knows how?) With swift, slow; sweet, sour; adazzle, dim; He fathers-forth whose beauty is past change: Praise him.
Then Almitra spoke again and said, And what of Marriage, Master? And he answered saying: You were born together, and together you shall be forevermore. You shall be together when the white wings of death scatter your days. Ay, you shall be together even in the silent memory of God. But let there be spaces in your togetherness, And let the winds of the heavens dance between you.
Love one another, but make not a bond of love: Let it rather be a moving sea between the shores of your souls. Fill each other's cup but drink not from one cup. Give one another of your bread but eat not from the same loaf. Sing and dance together and be joyous, but let each one of you be alone, Even as the strings of a lute are alone though they quiver with the same music.
Give your hearts, but not into each other's keeping. For only the hand of Life can contain your hearts. And stand together yet not too near together: For the pillars of the temple stand apart, And the oak tree and the cypress grow not in each other's shadow.
드디어 그제, 서울 첫 라이딩을 시도해 봤다. 원래는 이대 다이소를 가려던 것이 어쩌다 보니 사직 공원 앞 친구네 집까지로 연장, 또 어쩌다 보니 삼청동까지 직선 코스로 고고. 서울 차들이 너무 무써워서 차마 유턴을 할 심적 여유가 생기질 않더라.-_-; 서울에 사는 아주머니가 처음 운전대 잡고 밖에 나갔다가 차선 변경 못 해서 고속도로 타고 부산까지 내려갔다는 라디오 사연이 이젠 전혀 우습지 않아. 삼청동에 아는 가게 언니가 야마하 전동 자전거를 갖고 계시길래 가게 끝나고 함께 라이딩도 하고, 나중에 맥주랑 골뱅이 소면이랑 사주셔서 배 터지게 먹고 음주 라이딩;으로 마무리. 오호 자전거는 음주 단속 안 잡는군! 하고 기뻐할 게 아니라 앞으론 그러지 말아야지. 버릇되면 어쩔라구;; 근데 전동 자전거가 확실히 좋긴 좋다. 페달을 안 밟아도 자전거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혼자 휙휙 나가는 게 신기신기.
그리고 어제는 홍대에 마실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문득 타코야키가 땡겨서 이대역 앞에 타코야키 파는 트럭이 이 시간에 아직 있을까 하는 기대에 가 봤더만 벌써 떠나고 없네. 해서 또 이대랑 신촌이랑 홍대 주위를 뱅뱅 돌아다녔는데 타코야키 파는 데가 한 군데도 없다. ㅜㅜ 타코야키는 이제 한물 간 걸까.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연남동까지 내려도 가 보고, 오직 타코야키를 먹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에 2시간을 자전거 타고 쏘다니다가 지쳐서 포기. 그래도 신촌에서 만원 줍는 횡재가 있어서 괜히 나갔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돈을 길바닥에 버리고 가는 사람이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고나. 주은 돈은 빨리 써야 한다는 소리가 있길래 그 돈으로 타코야키 대신 떡볶이 사 먹고 귀가.
자전거를 타니까 참 좋은 점이, 여태 안 다녀 본 동네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재밌다. 그리고 야밤에 쏘다녀도 무섭단 생각이 안 드니까 그게 제일 좋아. 요즘처럼 더울 때는 밤에 자전거 타고 훌쩍 동네 한 바퀴 돌면 더위도 가시고, 기분 전환도 되고 일석이조. 그러니까 제발 자전거 도로 정비 좀 제대로 해주세요 서울시 시장님. 이 바닥은 도저히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만한 데가 아님다. 도식으로 따지자면 버스>>택시>>기타 차량>>오토바이>>보행자>>>>>>>>>>자전거, 쯤 되겠다. 버스가 가장 우월하고 모든 서울시 도로를 우선 점유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택시는 버스 끊긴 심야에 마치 단체 폭주족마냥 인도쪽에 딱 붙어서 줄줄이 달리는 모습이 꼭 호랑이 떠난 자리에서 권세를 누리는 여우를 보는 기분. 아무튼 자전거 라이더가 제일 천민임.-_- 멀쩡히 달리는 사람한테 왜 경적을 울리냐구요~~.
어차피 자전거 초보니까 지금 타고 있는 로버도 그럭저럭 만족인데 역시나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다음엔 브롬튼, 비앙키, 바이크 프라이데이...식으로 레벨 업을 하다가 궁극적으로 알렉스 몰튼을 장만해야지!! 하는 야망을 품고 있다. 꿈도 야무져라. 이게 다 내 맘속의 자전거 카달로그 때문이야~!! 요즘 환율에 대체 브롬튼을 얼마에 팔려나 상상조차 두려버.
요즘 한창 삘 꽂혀서 듣고 있는 노래. 토모사카 리에 하면 폴 댄스, 폴 댄스 하면 토모사카 리에라고 주장하는 바이지만 링고가 토모사카 리에한테 준 곡 중에 이게 제일 맘에 든다. 이 가사엔 링고의 카랑카랑한 보이스보단 백치미와 귀염이 뚝뚝 묻어 나오는 리에 쪽이 더 어울려. 아 나도 휘파람 불고 싶어라~~~. 근데 PV가 너무 심심하다. 물론 리에의 각선미만으로도 눈요기는 충분히 된다지만 카푸치노 PV에 비하면 임팩트가 영~.
어째 옷 사는 패턴이 유니크함을 추구하는 걸 넘어서 웃긴 옷 위주로 바뀌어 버렸다.-_- 이 옷을 살까 말까 선택을 좌우하는 게 한 군데라도 웃긴 포인트가 있느냐에 달렸다니 나도 참. 덕분에 이걸 대체 어디 입고 나가?! 싶은 옷들이 옷장에 잔뜩. 할로윈 데이를 기다려 볼꺼나......
노곤노곤. 그래도 움직이니까 기분은 좋아. 종아리가 퉁퉁 부은 것만 빠지면 더 바랄 게 없겠다. 해서 요즘 내가 흠뻑 빠져 있는 건 올리브영과 다이소. 어제도 다리 붓기 빼려고 올리브영에서 로레알 리프팅 프론가 머시긴가 하는 맛사지 기구랑 다리 피로 풀어주는 젤, 다이소에서는 각종 부위별 맛사지 기구를 잔뜩 지르고 돌아왔다. 싼 게 비지떡이라지만 이런 기구에 딱히 돈 들일 필요도 없으니 다이소 정도면 내 수준에 딱이지 머. 그리고 둘 다 신촌점이랑 이대점이랑 들어오는 품목이 꽤 차이 나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홍대점은 또 어떠려나. 올리브영을 거의 매일 뺀질나게 드나들어서 그런가 여기 취직하면 재미있겠단 생각이. 들여오는 품목이 내 취향이랑 꽤 맞는 데다가, 여기서 파는 푸룬이 맛있어서리~. 아, 어제 새벽에 공동 부엌에서 설거지 하다가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유 스핀 미 롸잇롸잇이 나오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것도 외국 팝차트 방송에서. 외국인 DJ가 영어로 쏼라쏼라 곡 소개하고 나서 노래가 시작하는데 참으로 건전하고 상쾌하게 들리더라. 과연, 시각이 청각을 압도한다는 게 맞는 말이긴 해. 첫인상이 얼마나 강렬한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고.
날마다, 새로운 사람을, 인연을 만들어 가는 게 너무 즐겁다. 예전엔 이런 재미를 미처 몰랐는데. 내가 먼저 마음을 열면 그쪽에서도 마음을 연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다. 이게 다 동물농장 하이디 덕분(!)임. 땡큐 하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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